1900년 프랑스에 한 타이어 회사에서는 타이어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운전자를 위한 무료 안내서’를 배포합니다. 붉은색 안내서 안에는 타이어 정보, 도로법규, 자동차 정비 요령, 주유소 위치 등 고객들이 자동차 여행 중 숙지해야할 다양한 내용들과 운전자의 허기를 달래줄 수 있을 만한 식당에 대한 내용을 포함했습니다.
1922년부터 7프랑에 판매되기 시작한 이 안내서는 유료 광고를 받지 않았고, ‘미스터리 다이너’로 불리는 비밀 평가단을 모집하여 이들이 익명으로 식당에 방문해 요리를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1926년부터는 높은 평가를 받은 식당에 회사와 안내서의 이름을 딴 ‘미슐랭’ 스타를 수여했고, 1931년부터는 지금의 우리가 아는 3스타 방식의 평가가 진행됐습니다.
이 독특하고도 진지한 가이드는 현재 전 세계 3,000만부 이상 판매 기록을 가지고 있고, 호텔과 레스토랑 3만여 곳을 평가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 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16년 11월 미쉐린 가이드 서울 편이 공개되면서 최초의 국내 미쉐린 레스토랑들이 소개되었고, 이후 8년 간 서울에 존재하는 식당들에 대해 미슐랭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2024년부터는 부산에 대한 가이드도 발간되고 있습니다.
2016년 라온, 가연 2개의 3스타 식당과 3개의 2스타 식당, 그리고 19개의 1스타 식당으로 서울 미슐랭 가이드가 공개됐지만, 한식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보다 4년 전인 2012년에 뉴욕 맨해튼에 있는 단지(Danji) 식당이 먼저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퓨전 한식이 메인 메뉴인 단지의 운영자인 김훈 셰프는 여기에 더해 ‘메주’라는 식당을 추가로 오픈하며, 이 곳 역시도 2023년 미슐랭 1스타를 수여받게 됩니다.
평가의 대상이 되는 식당에서 평가원들이 확인하는 것은 다른 요소가 아닌 오로지 ‘요리’에 대한 부분들 뿐입니다. 평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미슐랭 스타에 대한 기준은 앞서 제시한 요리에 관한 다섯 가지 기준 뿐이고 그 외 인테리어, 서비스, 분위기 등에 대한 평가는 가이드 내 픽토그램을 통한 별도 안내만 이루어집니다.
높은 선정 기준을 가지고 있는 미슐랭 스타 외에도 미슐랭 가이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기준들도 있습니다.
- 가성비 높은 식사에 대한 가이드인 ‘빕구르망’
- 스타는 아니지만 분명 좋은 요리를 제공하는 ‘더 셀렉티드’
- 윤리/환경적인 기준에 맞춰 평가/수여하는 ‘그린스타’
미슐랭 가이드는 보다 1900년 첫 출간때보다 훨씬 다양한 기준을 제시하면서 미식에 관한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도와주고 있습니다.